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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산책부부장 2009. 2. 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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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개봉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은 일단 원제와 비교해보면 직설적이긴 하지만 그 속에 서정적인 표현담겨있는게 일품인 것 같다.

우리의 삶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처 <어른>이 되어간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예전부터 불혹(不惑)이니 이순(耳順)하는 표현이 생겨나지 않았는가. 이런 일반적인 인간의 삶은 뒤돌아보면 후회만 남기 일쑤이다. 일전에 이 영화와 비슷한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어떤것이였냐 하면 우리가 신체가 젊고 건강할 때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침착함과 사려깊음을 가지고 지내다 나이가 점점 듦에 따라 마음속의 열정이 점점 자라나 밝고 의욕적으로 살다 인생을 마감 한다면 인간들이 살아오면서 겪을 번뇌와 후회없는 삶을 살다 가지 않을까 하는 그런 것들이었다.


이 영화는 이런 비슷한 상상력을 기술력과 접목시켜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갓난아이의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는 그야말로 기이한(curious case)이야기이다.

한 인간의 삶을 역순으로 살게 함으로써 정주행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앞으로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지를 살짝 보여준다는 건 앞으로 겪을일에 대한 알 수 없는 안도감보다는 그리 편하지 않은 기분을 가져다 주는 느낌이었다. 살아간다는건 아름다움만으로 가득찬건 아니라는건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어서일까.

누구라도 그러하듯 가장 젊고 아름다운 시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후에 행복했노라고 반추할 수 있는 시절은 여름날의 소나기처럼 짧고 강렬하기만 한 것 같다. 영화 속에서도 가장 행복한 순간은 누가 보더라도 행복했지만 결국 영원하지 못했다. 지금 우리는 어느 시기를 지나가고 있을까? 가장 행복해야할 시기를 힘들고 어렵게 보낸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즐거운 보상을 기대하고 소나기와 같은 이 순간을 모른척하고 외면해야만 하는 것일까?

영화는 전연령에게 어필(?)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각자 자신의 위치가 어디쯤인가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한때 반전(轉)영화가 유행하더니 요즘은 뻔히 예상되는 결말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영화들이 많아진거 같다. 이런 스타일의 영화는 관객의 생각대로 되도 문제고 안되도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