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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일상

그동안 쌓인 뻘짓 마일리지 소멸을 통한 단상

산책부부장 2009. 3. 30. 20:00

<2차 판권시장>이 피폐한 우리나라 영상물 시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인상적인 영화는 가능하면 사 모으는 주의이다. 작년에 샀던 DVD중에 제이슨 본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 당시에는 그런줄 알았다 - 본 얼티메이텀(The Bourne Ultimatum)가 나오고 나서 박스셋을 기다렸고 역시나 얼티메이트 본 콜렉션(Ultimate Bourne Collection)이 출시되었다. 하지만 3편 말미의 분위기는 누가보더라도 후속편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지만 첫째, 얼티메이트라는 말에 낚였고 두번째론 2차 판권시장이 피폐한 우리나라 영상물 시장에서 <품절=절판>이며 재발매는 너무나도 요원한 상황인지라 품절 되기전에 일단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언젠가 교보에 들렸다가 지름신의 영접을 받고 정말 홀린듯 밴드 오브 브라더스(Band of Brothers 이하 BOB) DVD + O.S.T 세트를넙죽 사고 말았다. 사실상 미드는 불법다운을 통해 접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고 BOB는 그런 의미에서 언젠간 구매를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집에서 감상해본 결과 다운받아 보는것과 DVD판의 화질의 차이를 찾는건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BOB를 감상하고 있는건지 차이점을 찾으려고 애쓰는건지 본질은 사라지고 지엽적인 것에 몰두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슬퍼졌다.

그 사이에 차세대 매체로 떠오른 블루레이의 보급이 이루워지고 2008년 하반기부터 Full-HD급 고화질의 시대가 열리지 않았나 생각된다. 여기에 맞물려 소위 팔릴만한 작품들의 블루레이로의 출시가 이루워졌고 당당히 본시리즈와 BOB도 포함되었다.

하지만 해가 바뀌며 들리는 소식은 소니를 필두로 워너 등의 한국 시장 철수였고 앞으로 타이틀의 구매는 더더욱 힘들어 질것이 자명해지고 있었으니 아니나다를까 한두달 전만해도 매장에 나름 얼굴을 비추던 BOB 블루레이도 어느세 자취를 감추고 온라인에서도 그 흔적 찾기가 힘들어지고 있었다. 사실 블루레이 립버전 HD화질의 BOB도 얼마든지 다운받아 소장(?)할 수 있다. 하지만 만화시장과 뒤이어 문학서적 시장도 잘못된 정책 - 대표적으로 도서대여점 합법화 - 으로 고사상태에 이르렀다.

문화를 소비하는 것은 문화에 대한 투자이며 본인의 콜렉션을 풍부하게 해준다. 만화책 스캔본을 다운받아 컴퓨터 하드에 아무리 많이 저장해 놓고 무손실 음원 파일을 기백 기가 바이트씩 저장한 들 혹은 HD립이 된 고화질의 영화가 아무리 많다고 한 들 그것이 자신만의 콜렉션이라고 할 수 있을까?


디지털음원시장이 대중음악 시장의 주 수입요소가 된 오늘날 가수들은 15초에 모든걸 승부한다. 벨소리와 통화연결음 또는 미니홈피의 배경음악 등 긴 호흡으로 한 가수의 엘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사람은 더 이상 보기 힘들다.

문학이든지 비문학이든지 음반 또는 영화 뭐든 자기만의 콜렉션이 있는 그런 사회가 된다면 자기의 선택에 대한 애착이 커질 것이고 소비자들의 요구도 높아질 것이며 그에 따른 문화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상 BOB를 눈물을 뿌리며 블루레이를 구매 하면서 떠오른 단상들을 정리해봤다. 그나마 다행인건 본 시리즈는 훗날 블루레이 박스셋으로 사더라도 구성이 달라질테니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