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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일탈

어린시절의 추억 속에 레고

산책부부장 2011. 9. 9. 01:02

우리나라가 산업화가 완료되었다는 증거로 새우깡이 있다고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우리가 어렸을 때도 새우깡은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있다. 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새우깡에 노출되지 않은 세대가 없다고 해도 더 이상 억지가 아닌 시대가 왔다. 소비재의 영향을 여러 세대에 걸쳐 받아온 사실은 우리나라의 산업화가 이제 마무리되었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한다.

80
년대에 유년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20여 년의 세월이 지나고 나서 다시 돌아보는 것 중에 아직까지도 통하는 공통적인 키워드는 바로 "
레고"이다.

어렸을 때 어렴풋이 레고를 가지고 놀던 기억이 있었지만 정확하게 뭐였는지는 알 수가 없다. 나 같은 경우는 아쉽게도 어렸을 때의 레고는 모두 버려버렸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그래도 인터넷의 힘을 빌러 내가 가지고 놀던 모델이 무언지 사진으로나마 반추할 수 있는 기회를 찾게 되어서 너무 기뻤다
. 나에게 큰 도움을 준 거의 모든 레고 모델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는 사이트를 소개한다.


6361

6361 Mobile Crane

이건 내가 생에 처음으로 받았던 레고였다. 막연히 크레인이었다는 기억만 있었지만 이렇게 찾아놓고 보니 파란 컨테이너가 분명히 있었다. 저 문을 보고 서부시대의 술집 문이 연상되었던 기억도 나고 크레인 차체에 주황 전조등을 끼워 넣을 때 작아서 손이 아팠던 기억도 난다. 그리고 어린 마음에 저 컨테이너를 레고 인형이 한 손으로 받치고 있는 것도 생경한 광경으로 보였던게 생각난다. 초등학교 1학년 아니면 2학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기억한다. 

이런 잠재 의식 때문이었을까, 한동안 레고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가 몇 년 전부터 문득 레고에 대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니 레고와 관련된 카페 등을 기웃거리기 시작했었다. 그렇게 해서 지나가다 싼 맛에 구입했던 레고가 바로 8270 이었다.
8270

8270 Rough Terrain Crane

첫 레고를 크레인으로 시작해서인지 그 이후에도 잔상처럼 남아 있는 이미지에 최대한 근접한 모델을 추구해왔었고 결국 궁극의 모델에 이르게 되었으니 8053이었다. 심지어 모바일크레인이라는 이름까지 같다. 궁극의 업그레이드판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 싶다.

8053 Mobile Crane

8053 B type

 

레고는 사기전에 후보군을 뽑아놓고 자료 찾아볼 때랑 조립할 때까지가 최고의 재미를 가져오는 것 같다. 정작 다 만들고 나면 관상용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레고에 관련된 글들을 찾아보면 30대 이상의 소비자들이 많다. 주로 자녀들 장난감 사주러 나왔다 각자 손에 하나씩 들고 돌아오는 그런 전개가 대부분인데 오늘날의 레고는 정작 아이들 장난감이라기 보단 비싼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콜렉터 기질과 유년시절의 감성을 자극하는 면이 아우러진 어른들의 장난감의 측면이 강한것 같다. 두 세대 가까이 지나오면서 새우깡과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전 세대의 레고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